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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기담: 매운맛 & 순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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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닷컴 홍준수 시민기자
댓글 0건 조회 654회 작성일 23-09-0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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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속 귀신들은 꼭 질문을 던진다. "파란 휴지 줄까, 빨간 휴지 줄까" 하고 묻는 화장실 귀신은 기담계의 고전이다. 한때 유행한 빨간 마스크 괴담에서는 빨간 마스크를 쓴 여자가 어린아이에게 다가와 묻는다. "내가 예쁘니?" 이런 기담이 공포스러운 지점은 마치 선택을 잘하면 안전하게 위기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기대를 기어이 배반하고 만다는 데 있다.

최근 읻다 출판사에서 출간된 <여름기담>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이 시리즈는 매운맛과 순한맛으로 나뉜 두 권짜리 소설집이다. 기묘하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모았다. 귀신의 질문이 그렇듯, 어느 맛을 골라 읽어도 등골이 서늘해지기는 마찬가지다. 출판사 설명에 따르면 순한맛은 "충분히 무섭지만 순한 이야기", 매운맛은 "작정하고 무섭게, 독한 이야기"다.

소설집에는 젊은 작가 8인이 참여했다. 각각 한 편의 단편소설과 작가의 말을 실었다.

책의 모양새도 기이하다. 표지는 마치 매운맛·순한맛 인스턴트 카레 패키지처럼 절취선과 성분표, 영양정보, 제조일 등을 담고 있다. 유기농 인증 표시 대신 유기농담 표시가 붙어 있는 식이다. 책날개에 적힌 조리 방법은 이렇다. "1. 주변을 어둡게 조성해 주세요. 2. 분신사바를 통해 읽을 단편을 정합니다. 3.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끼며 독서에 매진합니다."

매운맛의 이야기도 순한맛의 이야기도 모두 흥미롭고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독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맛을 골라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읽는 도중에 주변이 어둡게 보이고, 주위에 무언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오히려 독서에 더 큰 몰입감을 선사할지도 모른다.

여름기담 시리즈는 독자들에게 무서움과 긴장감을 선사하면서도 동시에 놀라움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집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기다림과 불안, 계획적인 공포와 뜻하지 않은 두려움과 마주하게 된다. 독서를 즐기는 동안 우리의 상상력과 감정이 깊이 자극되고, 독특하고 창의적인 이야기들이 우리의 마음 속에 오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여름기담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공포와 미스터리의 세계에 빠져들며 동시에 작가들의 창의력과 예리한 문학적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매운맛과 순한맛, 두 가지 선택지 중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맛을 고를 수 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짜릿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강원닷컴 홍준수 시민기자

기사 작성일23-09-0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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